[대왕 너겟]HD현대마린솔루션 중복 상장 논란

지난주 공모주 청약에서 25조 원을 끌어모은 ‘대어'가 나타났어요. 주인공은 HD현대마린솔루션. 지난해 9월 두산로보틱스 공모 청약 때 33조 원이 쏠린 뒤 가장 많은 증거금이 모인 건데요. 오는 8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벌써 시끌시끌해요.


어디서 본 것 같은데..

라고 생각했다면 이미 프로 주식투자자예요! 주식시장에는 이미 HD현대가 상장되어 있거든요. 이름이 비슷한 두 회사, 어떤 점이 다르냐면:

  • 가장 힘센, HD현대: ‘HD현대’라는 이름이 붙은 회사들 중 대장 회사예요. HD현대그룹의 지배구조(사진)에서 가장 꼭대기에 있는 회사인 것.
  • 거기에 점을 콕 찍은, HD현대마린솔루션: HD현대가 지분 62%를 가지고 있는 HD현대의 자회사예요. 지난 2017년 현대중공업(현 HD현대)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선박 유지보수(AS)를 담당하는 사업부를 떼어내 만든 거예요. 

이에 “중복 상장이야!”라는 지적이 나와요.


안 좋은 거야? 

무슨 말인지 하나씩 짚어보면:

  • 중복 상장은: 상장사(=모회사)가 수익성이 높은 알짜 사업부를 떼내어 새로운 회사(=자회사)를 만들고요. 이 회사를 다시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는 거예요(=쪼개기 상장). 논란이 됐던 LG화학을 예로 들면, 원래 LG화학의 배터리 사업부를 떼내어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들었어요.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에 상장했고요. 
  • 왜 문제냐면: 자회사의 실적이 자회사에도 기록되고 모회사에도 한 번 더 기록돼(=더블카운팅). 실적이 부풀려져요. 핵심 사업이 떨어져 나간 모회사 대신 새로 상장하는 회사에 투자할 가능성이 커지고요. 이에 모회사는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주가가 내릴 가능성이 커진 거예요. 실제로 HD현대 주가는 4월에만 5% 넘게 내렸다고. 이에 기존 주주들은 반대하는 거예요.